게임을 만드는 것에 대하여 (1)

게임을 만드는 것에 대하여 (1) 
  

 비교적 오래된 경력자임에도 아직 스스로 '게임 개발자'라고 이야기 하기에는 스스로 부끄럽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게임 개발에 대해 이렇다 할 정리된 의견을 내는 것은 생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만 학생들의 게임 프로젝트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정리된 글로 프로젝트 공정에 도움을 주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시간을 내서 관련 이야기를 써보려 합니다.

사람마다 게임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른데, 저는 게임을 '간접적인 경험과 학습' 이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오랫동안 게임을 해오면서, 고대 유적을 탐험하는 모험도 하고, 우주선도 탈출했으며 좀비에게서 도망도 다니고, 농장도 운영했죠, 도시를 건설하기도 하고요, 건물주가 될 수도 있었습니다.

게임을 구매할 때마다 새로운 경험에 대한 기대를 한껏 갖고, 그 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었고, 그러면서 현실에서 느끼기 힘든 여러 부분들을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멋진 동료들과의 인연과 그 이야기들도 마음속에 담으면서 말이죠,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한번쯤은 ‘이런 게임을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해봤을 겁니다. 저도 만들고 싶은 게임이 몇몇 있습니다. 꽤 오래전부터 생각해오던 아이디어들 인데요, 핑계이지만 회사 일을 하다 보면 개인적인 시간이 그리 많지도 않고 해서 아직 구체적인 진행을 하지는 못하였습니다.

만약 저에게 금전 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는 1년이라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전 지금까지 생각하고, 경험했던 부분들을 활용하여 구상하고 있는 초기 아이디어를 게임으로 제작해보고 싶습니다, 그 과정은 매우 힘들고 험난한 여정이 될 테지만, 그 경험이 인생의 전환점이 될만한 새로운 시작이 되리라 생각하기 때문이죠.

때문에 제 입장 에서는 여러분들의 프로젝트 기간이 꽤나 부러워 보이는건 사실입니다,  물론 팀 작업 이라는 것이, 구성원의 능력과 실현 가능성을 감안해야 하고, 서로간의 여러 이해 관계들에 얽혀 들어가기도 하기 때문에 서로 서로가 원하는 것을 충족하면서 제작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래도 게임 회사의 직장인에 입장에서 보자면, 꽤 나 '부러운 시간'으로 보이는 건 사실입니다.      

   
어떻게 시작 하면 좋을까요?


우선 중요한 부분은 목표를 분명하게 하는 것입니다. 게임이라는 컨텐츠를 통해 유저에게 무엇을 전달할 것인가?에 대한 내용을 정리하는 것이지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어떠한 사람에게 잘 들리게 설명하는 것' 까지 되어야 적어도 팀의 구성원 분들에게 논의의 시작을 알릴 수 있겠죠,

시작을 위해 저도 게임 제작에 대한 아이디어를 잠깐 내보자면,  저는 어느 무덤을 지키는 기사의 이야기를 날자의 흐름에 맞춰 스테이지 형식으로 이야기를 풀어 내고,  로그라이크 3D 액션 게임의 형태로 그러한 게임을 좋아하는 층의 유저분들을 대상으로 만들어 보고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게임은 처음부터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언덕 위 무덤을 향해 점점 강한 마물들이 몰려들고 플레이어는 기사의 입장이 되어서 마물들을 막아냅니다. 

하루 하루가 스테이지 형식이며 점점 강한 마물들이 찾아오게 되죠, 플레이어는 마물들과 전투를 통해 무덤을 지켜 나가게 되며 그로 인해 성장합니다. 기사가 왜 무덤을 지키는지에 대해서는 시간이 자나가면서 힌트를 얻게 되죠

게임의 플레이 방법은 다른 유사 게임의 종류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무덤의 주변을 확인하고 적을 상대해야 하니 쿼터뷰 형식의 액션 게임이 좋을것 같으며, 액션 RPG스타일을 게임을 베이스로 합니다. 물론 간략하게 핵심 시스템만 생각합니다.

무덤가가 배경이기 때문에 스테이지는 플레이의 종반까지 하나의 스테이지면 됩니다. 다만 이야기를 감성적으로 풀어내기 위해 낮과 밤의 환경의 변화와 날씨의 변화와 같은 시간의 흐름에 따른 표현 변화가 필요합니다. 감성은 온도와 날씨와 같은 환경적 요인과 밀접한 관계를 갖게 되니까요. 여러 에셋을 만드는것 보다 환경의 애니메이션과 표현의 디테일에 집중합니다.

스테이지와 게임의 볼륨을 구성하면 좋지만 우선은 1시간 정도의 플레이 타임으로, 플레이어가 간략한 전투 방법을 익히고, 몇번의 시행착오를 거쳐서 첫번째 보스라고 할만한 강한 적을과 전투하는데 까지의 이야기를 만들어 봅니다. 대략 게임 시간으로 일주일 정도의 기획을 먼저 구성합니다.

무덤과 배경과 주인공 캐릭터, 망자, 망자들의 첫번째 리더, 그리고 가끔 찾아오는 상인NPC, 감성을 도와줄 동물 캐릭터, 이렇게가 필수적인 에셋 목록이고, 간략하게 해당 캐릭터들에 대한 기능적인 동작들을 구성합니다. 이동, 평타, 강타, 스킬 정도면 되겠네요

성장 관련 설정도 필요하지만 이는 우선 데미지 상승 정도로만 생각합니다. 망자와의 전투를 통해 망자의 혼을 얻고 이를 통해 캐릭터의 능력을 올릴 수 있습니다. 

잠깐 주르륵 썼는데 꽤 작성 되었네요, 물론 실제로는 초반 기획 아이디어라고 해도 좀 더 써있는게 좋을테지만. 우선은 이 정도를 정리하고 조금 더 살을 붙여서 팀 구성원 분들에게 잘 전달해 봅니다. 가능한 초반 아이디어는 그림이 아닌 글로 먼저 정리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림은 시야의 폭을 확 줄이기 때문에 극 초반 상상력을 제한할 수 있으니까요. 글로 먼저 설득합니다.


프로젝트의 시작

프로젝트의 진행은 설득의 연속입니다. 여러 사람이 모여 서로의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는 하나의 주제를 듣고 해당 부분을 이해해서 각자의 영역에서 잘 만들어 가는 과정이죠, 물론 아이디어를 내고, 수정하고, 추가하는 과정이 있지만, 지금의 상황을 공유하고 앞으로 어떻게 해나갈지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구성원들에게 업데이트 해야 하는 어려운 영역입니다. 

우선 프로젝트의 초반 아이디어에 대해서 구성원들에게 설명하는 시간이 있었을 겁니다. 아직까지 없었다면 지금 해야하고요,  아직은 초기의 기획서일테니 많은 것이 정해져 있지 않고. 대략적인 형태의 이미지들만 그리고 있을 겁니다. 프로덕트의 초반에는 유저층과 시장 상황, 볼륨, 규모 등의 사업적인 관점을 같이 논의 해야 하지만. 우리는 금전적인 부분은 조금 덜 생각해도 되니, 이런 부분들은 제하고 게임의 본질적인 부분만 고려해도 됩니다.

사람의 생각은 저마다 다 다르기 때문에. 하나의 이슈를 가지고도 여러가지로 해석하기도 하고, 의견을 표현하는 방식도 다릅니다. 때문에 초기에는 다른 의견들도 많겠지만, 긍정적인 논의들을 통해 내용을 강화하고, 여기에 각자의 전문적인 영역들이 더해져서 본격적인 기획서가 만들어 져야 합니다. 

기획은 게임 시스템의 코어가 될 수 있는 전투와 성장의 매커니즘을 정리해야 하고,
아트는 이 게임의 주제를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아트 방향성을 설계 하고 
프로그램은 게임을 제작하는데 필요한 기능적인 부분에 대해 가능 여부를 판단 해야 합니다.

오랫동안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요즘 시대에는 레퍼런스가 될 만한 컨텐츠들은 넘쳐 나니까요, 프로젝트 시작 후 가능한 1주일 안에 해당 부분을 정리하고, 다시 논의를 시작합니다.
그래야 본격적인 프로젝트의 진행이 가능해 질 겁니다. 

위의 과정에서 당연히 의견이 다름이 발생하고, 새로운 아이디어의 추가와 방향성의 수정이 발생 할 겁니다. 서로 안 맞아서 못하겠다고 할 수도 있고요, 그래도 초반에 논의를 많이 해서 의견을 맞춰야 합니다. 정 안 맞으면 초반에 조정하는 편이 서로에게 덜 손해이고요, 이 과정이 원활하게 진행된다면,

만들고자 하는 게임은 '초기 아이디어'에서 이제 '기획서'로 발전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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