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바르 뭉크의 절규

에드바르 뭉크, The Scream
작가: 에드바르 뭉크 / 제목: The Scream / 출처: Wikipedia

에드바르 뭉크의 〈절규〉는 해 질 무렵 같은 하늘 아래에 서 있는 인물이 화면 한가운데를 꽉 채우며 시작되는 작품이다. 한 손으로 얼굴을 감싸듯 벌어진 입과 흔들리는 표정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고, 그 뒤로 하늘은 짙은 노랑과 주황이 섞인 붉은 빛으로 번지며 마치 숨이 차오르듯 출렁인다. 전경의 길은 휘어지는 원근으로 이어지고, 인물 주변에는 물결 같은 선들이 반복되어 정지된 순간조차 계속 흔들리는 느낌을 만든다.

파도 같은 선이 불안을 밀어 넣는 방식

여기서 중요한 건 그림이 감정을 ‘설명’한다기보다, 화면을 통해 감각을 먼저 건넨다는 점이다. 인물 뒤로 길게 뻗은 곡선과 결이 있는 하늘의 방향이 한 번에 정면으로 다가오지 않고, 파도처럼 번지며 시선을 끌고 간다. 그래서 인물의 떨림이 단지 표정에만 머물지 않고, 배경의 리듬과 함께 몸 쪽으로 스며든다. 불안은 말로 옮기기보다 공기처럼 밀려와 피부에 스치는 것 같은 형태를 여기서는 선으로 보여주는 셈이다.

표정의 울림과 흔들리는 하늘

인물은 외투처럼 보이는 옷을 입고 서 있지만 동작은 크게 움직이지 않는다. 그런데도 입이 벌어지고 손이 얼굴을 감싸며, 어깨와 목의 긴장이 한 번의 충격처럼 고정되어 보인다. 눈과 입 주변의 붉은 기운, 그리고 그 주변을 감싸는 푸른빛의 대비가 표정을 더 크게 울린다. 특히 하늘이 소리처럼 번지는 듯한 색의 층위를 만들기 때문에, 관객은 ‘어떤 장면을 봤다’에서 멈추지 않고 ‘무언가가 내 안을 건드렸다’는 느낌에 가까워진다.

결국 〈절규〉는 비명 자체를 재현한 그림이라기보다, 불안이 파도 같은 선을 타고 번져 나가며 표정의 떨림으로 굳어지는 순간을 포착한 작품이다. 하늘의 움직임과 인물의 표정이 서로를 밀어 주는 구조 안에서, 관객은 잠시 숨을 멈추게 되고 그 사이 감정의 진동이 서서히 커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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